주영아

간만에 이글루스에 들어와본다.
일이 바쁘기도 하고, 삶이 여유롭지 못하니 일기 쓸 시간 내기도 만만찮다.
그래도, 틈틈히 흔적이라도 남기면 나중에 추억이 되겠지.

주영이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축구선수다.
물론 주영이와 개인적인 관계는 없지만, 내가 나이가 더 많으니 주영이라고 해도 되겠지.
요즘 주영이에 대한 기사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게재되고 있는 걸보면,
축구계와 언론, 그리고 팬들의 '주영관심'은 대단한 것 같다.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는 기사가 아니라, 위기설에 대한 기사임에도 꼬박 챙겨서 읽는 나같은 사람말이다.

주영이의 심정이 어떨지, 그 친구가 처해있는 상황이 어떨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부동의 넘버원 공격수, 프랑스에서도 매경기 출전하면서 10골 이상 넣었고,
그리고 유럽 명문구단 아스널에 입단까지. 얼마나 자신감이 넘쳤을까.

하지만 이제는 벤치에 앉아있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입단할때만 해도 미소짓던 감독도 이제는 못믿겠고,
같이 뛰는 선수들은 인종차별을 하고 있고, 음식은 더럽게 맛이 없어서 된장찌개가 너무나 먹고 싶고,
가끔 한국에 와서 휴식을 취하려고하면, 기자들이 쓸데없는 질문을 하고, 인터넷에 들어갔더니 눈뜨고는 못보겠고,
부모님 가슴 아퍼하는 모습을 보면 너 마음 아프고, 다시 영국으로 넘어갔더니 어린경쟁자들에게도 대접 못받고,
생각만해도 답답하다. 물론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었으면 해. 실제로는 말이지.

포기하면 편하다라는 유명한 명언이 있지.
내가 요즘 메신저 대화명 옆에 '포편'이라고 써놨거든.
포기하면 편하다의 줄임말이야.
요즘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란거야.

그런데 네 기사를 읽다보니, 이거 참 내 자신이 창피해지는거다.
네 놈은 많이 힘들텐데, 프로선수 생활이 이제 1년 반이 남았는데도 버텨내고 있잖냐.
그런 너의 도전 앞에서 내가 포기하면 되겠냐.

하지만 말이야.
내 메신저 옆에 있는 '포편'은 지우지 않겠어.
왜냐면, 어차피 난 포기는 하지 않을거야. 단지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의 일종의 '메시지'야.

그래,
그러니까 주영아, 내가 네 마음을 알아주니까 너도 힘내렴.

그런데 이 글, 뭔가 상당히 변태스러운 느낌인데?

by 핫쨩 | 2012/01/18 14:23 | [잡념]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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